누구는 해운대해수욕장을 한번 오기위해
몇년을 망설이고 돈을 모으고 친구들과 가족들과
온다고 한다.
지금은 그래도 뜸하지만 군제대후 거의 십년정도는 매년
군대선임,후임들이 부산에 있는 나를 통해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았던기억이 난다.
나는 해운대에서 살았다.
해운대 해수욕장이 생활의 터전이었고 삶의 현장이었다.
여름이면 당연히 바닷가에 가서 노는게 일이었고
노는것 뿐만이 아닌 삶의 터전이었다.
어머니는 여름만 되면 고동을 받아와 팔았다.
늘 여름내도록 바다를 돌아다니면서 고동을 팔고 형과 나는
바다에서 어머니를 기다리면 병을 주워서 팔았다.
여름이면 당연히 등짝에 피부가 벗겨지는게 당연할줄 알았다.
하루종일 바닷가에서 노니까
여름이 되면 피부가 벗겨지고 까만색 피부가 새로
돋아나는줄 알았다.
가난해서 어머니는 고동을 팔고 어린 우리는
병을 주워서 돈을 마련했다.
그래도 한,두달 잘 모으면 제법 큰돈이 돼지저금통에
쌓여서 뿌듯한 감도 들곤했다.
여름이 지나면 다시 조요한 바닷가가 되지만
오히려 삶의 터전이 우리는 더 좋은 놀이터로 변한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이면 새벽일찍
바닷가로 가서 교회형님과 누나들과 씨름도 하고
조깅도하면서 아침을 맞는다.
저녁이면 길게 늘어선 포장마차를 기웃거리면서
친구어머니가 하시는 포장마차에서 홍합탕도 얻어먹고
밤길을 거닐기도 했었다.
나이가 들어 근처 카페에 드를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때는
크리스마스 이브저녁
교회청년들과 바닷가 카페에서 몇시간이고 수다를 떨고
네온싸인의 불빛과 파도의 절묘한 어울림을 보면서
통기타의 음악에 흠뻑 젖곤했었다.
어쩌면 지금의 해운대해수욕장보다
훨씬 정감있고 사람냄새가 나면서
활기찼던곳이 아니였을까?
지금은 규제도 많고 상업시설이 너무 많이 들어서서
어디에서도 포장마차를 볼수 없고
가난한 연인들이 편히 앉아 먹을 만큼
만만한 카페도 찾기가 쉽지않다.
동백섬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최치원동상.
국민학교 소풍지였기도 했던 이곳은
주변은 변했어도 최지원동상만은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40년이상이 흘렀는데 하나도 늙지않고
언제나 그자세 그대로 동백섬을 지키고 있다.
옆 정자에서 옛친구와 흑백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워했던 때도 기억나고
지금은 올라갈수 없지만 나무를 타고 올라가
멀리 바닷가를 내다 보기도 했다.
지금은 노인이나 몇몇 관광객만 찾는 스산한
동백섬의 최치원동상이 되어버렸지만
아련한 추억이 송글송글 맻힌 추억의 공간이기도 하다.
돌담길을 내려가다보면
등대와 누리마루가 보이지만
이 돌담길을 내려가다 옆 벤치를 보면
그때의 교회 형님 누나가 몰래 데이트하다가
우리한테 들켜서 어쩔줄 몰라하던 때가
생각나서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저들은 눈을 피해 몰래 데이트를 왔을터인데..
아무생각없이 놀러온 우리들에게 들켜서
상통이 다 깨져버린 그때의 연인..
지금은 결혼해서 아들딸 낳고 잘 살고 있을것이다.
너무나 유명한 관광지가 되어버린 등대다.
옛날에는 이곳도 군사지역으로 묶여서 잘 알려지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찾지않았는데..
이제는 누리마루 옆에 위치한 까닭에 많은 사람들이
찾고 멋진 모델의 자테를 뽐내고 있기도 하다.
멀리 달맞이언덕도 잘 보인다.
집들로 꽉 차있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저곳 달맞이길에 동해선 기차가 지나가면서 멋진
그림을 만들어 내곤했던 지역이다.
어렸을때 저 달맞이 동네에 신문을 돌리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누리마루와 광안대교다
내가 찍어도 너무 멋지게 나와서 감탄을 절로 한다.
발전된다는것은 좋은 것이지만
옛것을 잊혀진다는건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 이 두 건축물도 후세의 훌륭한 건축물로 남이 있겠지.
나는 개발되지 않았던 그 동백섬의 모습이
내 가슴속에 남아있어 이런 멋진 풍경뒤에
아련한 안타까운 추억이 함께 묻어 나온다.
토요일의 오후지만
평온한 바다다.
아직 개장을 안한탓에 그냥 힐링하러 온사람들과
가족들의 즐거운 함성만 들린다.
늘 봐도 바다는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안정감을 준다.
비록 예전의 바다의 모습은 아니라 하더라도
커가는 아이처럼 바다도 한살한살 나이를 먹으면서
조금씩 변한 모습으로 나를 맞이하는것같다.
동백섬 등대에 있는 최치원선생의 필체를
복사해서 재생한 해운대의 필체다
늘 오고가고 보는거지만 오늘은 유독 눈에 띈다.
모래언덕을 만들었네..
아이들이 미끄럼타면서 즐겁게 노는 모습이 정겹다.
저런 아이디어는 괜찮아 보인다.
곧 모래축제를 하나보다.
매년하지만 매년 찾아오지는 못하지만
모래축제기간에 우리 애들과 와서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낸
그때가 또 생각난다.
나의 발길이 닿는 어느곳이든 추억이 안담긴 곳이없다.
아련한 추억에 또 젖어든다.
해변카페다
모래사장안에 도서관이 있다
누구나 들어가서 책한권 펴들고 커피한잔 마시면서
읽어도 좋을듯하다.
일단 상상만 해도 그럴듯한 그림이 나온다.
다만 책이대여가 안되는 까닭에 그냥 대충 보고
커피한잔 한다고 생각하면좋을듯하다.
완성되지 않은 모래작품이다.
작가들이 열심히 모래로 작품을 만든다.
이번주 금요일날이면 완성된 작품을 볼수 있겠지...
작품도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듯
조금씩 변화해가는것같다.
예전에는 예술작품에 가까운 작품위주였다면
요즘은 해약적이고 현재 유행하는 것을 주제로 작품에 많이
반영하는것같은 느낌을 받았다.
모래축제가 열리면 꼭 다시 찾아와야지...
한쪽에서는 열심히 공연을 하고있다.
불병으로 연기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의 박수소리와 공연자의 공연으로
바닷가의 볼꺼리는 훨씬 풍성해진다.
마치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공연료로 모자에 넣고 간다.
이사람..공연한 보람이 있는듯했다.
그래서 해운대 해수욕장은 언제나 생동감이 넘치는것같다.
해운대 해수욕장을 한바퀴 휘~~돌고 나오면서
출출한 배를 채우려고
유명한 국밥집을 들렀다.
예전에는 싸고 맛있다고 했는데..
이제는 싸다고 표현하기에는 좀 많이 가격이 올랐다.
내 입맛이 변한건지
이 식당의 음식맛이 변한건지.
어렸을때 먹던 그 맛보다는 못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한끼 부담없이 먹기에는 안성맞춤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을 둘러보고
출출하다면 조금 나와서 31번 종점에 있는 국밥집에 들러서
가볍게 한그릇하면 어떨까?
해운대의 낭만을 즐기고 가기에는 충분히 만족하리라 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