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때는 새벽 5시가 되면
교회종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그 소리에 어머니들은 잠에서 깨었고 아침을 준비한다.
누구도 그 소리가 시끄럽다고 여기지 않았고
아침은 여는 당연한 소리라 생각했다.
옛날에도 그런가 보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는 신호가 교회의 종소리인가보다.
밀레의 만종을 보면
하루 열심히 일하고 교회종소리에 하루를 보낸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장면이 나온다.
넘 예쁘고 하루의 고단함을 달래는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언제부터였을까?
이런 좋은 소리조차 소음으로 들리기 시작한때가..
누군가에는 아침을 열고
저녁을 마치는 신호로 들리기도 하겠지만
누군가에는 이른아침에 곤히 잠든시간에
깜짝 놀라게하는 소음으로 들리고
열심히 일을 더해야하는데..하루를 마치는 종소리는
어쩌면 짜증으로 들릴수도 있었을것이다.
여전히 우리는 새해가 되면 새해의 첫 신호를
타종식으로 시작한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첫신호이고 새해를 다짐하는
소리이기도 하기때문이다.
내가 어렸을때는 석탄절이 되면
하루종일 목탁소리와 염불로 온동네에 울려펴졌다.
기독교인이거나 불교인이라도 이날은
석가모니 탄신일을 기리는 날이라 여기고
그냥 그 소리를 묵묵히 즐기고 있었다.
반대로 성탄절이 되면
새벽마다 새벽송을 돌러 다니는 사람들의
새벽송이 시끄럽다거나 문전박대한 사람을 나는 본적이 없다.
오히려 새벽에 새벽송을 다니면 반갑게 맞이하고
서로 인사하는 좋은 기억만 가지고 있다.
이제는
석탄절이라고 온동네가 목탁이나 염불소리가 들려오지 않고
성탄절이라고 새벽송을 도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모든것이 소음으로 간주하고 조용조용 보내는것이 일반화 되어 있기 때문일것이다.
시대가 변하니 우리도 변해야 하는것은 맞는가보다.
그러나
문득 석탄절이라고 멀리서 들려오던 목탁소리와 염불소리가
내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오늘이 그날이구나 하는 되새김으로
하루를 경건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도 들었었는데..
성탄절
새벽송을 돌기위에 이른 저녁부터 청년들이 모여서
선물교환과 게임.
유일한 외박이 허락된 기쁨에 즐거움이 가득하던 날이었는데..
새벽송을 돌면서 성도들이 반갑게 맞아주고
나눠주던 음식들..
이제는 그런 모습들을 찾아볼수가 없다.
문든 산행을 하다고
절에서 나오는 은은한 풍경소리에
한참을 마음을 뺏기고 그 소리를 듣고 있다.
언제부터 이런 소리가 소음이 되고
잡음으로 바뀌었을까?
오늘은 그냥 조용한 풍경소리가 그리워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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