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말미잘 매운탕 먹어보셨습니까-칠암 부자집

인생홈런 2018. 4. 6. 10:35

봄의 기운이 완연한 4월초

갑자기 비가 오고 날씨가 선선해져서 따뜻한 탕이 생각난다.

어딜갈까 고민하다가 문득 몇년전 먹어보았던

말미잘 매운탕이 생각난다.

말미잘로 요리를 하겠다는 생각자체가 새롭고 신기해서 찾아간적이 있는데..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사실 몇년전에 찾아간곳은 이집이 아니였다.

다른 집이었는데...

그집이 여기로 옮긴건줄은 모르고 다른집으로 알고 찾아갔다.

그리고 한참후에야 그 사실을 알게됐다.

교과서나 티비에서나 봄직한 말미잘이 수족관에 들어있다.

일부러 찾지않으면 보기힘든 식재료다.

첨에는 어떤 맛일까 궁금했는데..

지금은 그 맛을 찾아 다시한번 찾아온다.

 

차림표가 이색적이다.

음식메뉴보다 술 메뉴가 더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곳은 약간 외진곳이라  차로 이동하지 않으면 찾아오기 힘든곳인데..

술메뉴가 많으니...

일단 문을 들어서자마자 왠지 낯익은 할머니 한분이 음식을 준비중이다.

보지도 않고

"매운탕이요?"

그냥 좋은 자리가서 앉으라고 한다.

따로 서빙하는 사람은 없다.

혼자 다하신다.

 

그래서 이런 안내문구도 보인다.

손님이 알아서 하라는 얘기다.

할머니 한분이 다 하시니 뭐라 하기도 어렵다.

결국 내가 물가지고 컵가지고 온다.

매운탕이 들어올때쯤 한상차람이 들어온다.

약 10분정도 기다린것같다.

 

왠지 퉁명스러울것같은 할머니인데..

막상 얘기를 나눠보면 옆집할머니처럼 괜찮으신분같다.

특히 음식이 맛나다.

모든 음식을 손수 만드신건데 그 맛의 깊이가 남다르다.

멍개젓갈과 달래김치가 특히 반갑다.

 

모든 밑반찬이 다 짜지않고 숙성도 어느정도 잘 되서

이 밑반찬만으로 반한그릇을 뚝딱 비우는 바람에

밥한공기를 추가로 시켜야 했다.

아마 가보면 이 심정을 알것이다.

기대했던 말미잘 매운탕이 나왔다.

말미잘 요리라고 해서 특별히 징그럽다거나 이상한것 전혀없다.

그냥 흔히보는 매운탕이다.

재료가 다를 뿐..

맛을 알기에 입에서 군침이 돈다.

저절로 소주를 부르게 된다.

딱 소주한잔 걸치고 싶은 욕구가 저절도 든다.

밥만 먹기에는 국물이 너무 얼큰하다.

 

돼지비계가 붙은 돼지찌개같은 비주얼이다.

물컹하면서도 오돌거리는 식감이 남다르다.

 

잘 건지면 이렇게 장어꼬리도 만나고..

 

이렇게 장어 몸통도 한번씩 낚여올라온다.

매운탕 한뚝배기에 말미잘과 장어가 함께 잘 어우러져

먹는내내 보신하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봄에만 먹어볼수 있는 달래무침이 입안에 향기를 가득하게 하고

거기에 매운탕으로 얼큰함이 더하니

소주가 절로 들어간다.

결국 나는 그날 나의 식탐을 주체하지 못하고

밥 두그릇하고 반공기를 더먹고서야

숟가락을 놓을수 있었다.

새로운 맛.

새로운 식재료에 도전해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도전해보시라.

 

다만

앉아서 대접받으려고 한다면 가지말고

발품팔아서 추가반찬가져오고

소주가져오고 물도 가져올수 있는 자만이

진정한 말미잘 매운탕을 먹어볼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