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와인이 생각날때-떼루아비트

인생홈런 2017. 6. 12. 13:28

몇년전 한 무리와 이곳이 어떤곳인지도 모르고

찾은적이 있었다.

새로운 느낌,이국적인 인테리어

흐트러진 자세로 술을 마실수 있어 좋았다. 

그후로 몇번을 더 왔다.

마루바닥처럼 앉아서 술을 먹는다.

고급술집처럼 생겼지만 가격은 만만한 그런 와인집,

아무렇게나 반쯤 누워서 술을 마신다.

이곳은 그렇게 먹는 곳이다.

와인바지만 룸식으로 구성되어있어

룸에 들어가서 쿠션에 기대어 다리를 쫙~펴고 앉는다.

맞은편에 앉은 사람의 무릎이 다여도 좋다. 어차피 반대편 사람도

나의 무릎에 다리를 닿게 편다.

세상편한 자세에서 적당한 음담패설과 적당한 문화적인

이야기를 나누면서 와인의 향에 취하는곳이다.

누가 마셨음직한 와인 빈병이 이곳의 인테리어도구들이다.

나도 한번씩 와인병이 예쁘고 다양하다는 인상은 받았지만

이렇게 훌륭한 인테리어 도구로 쓰는곳도 있을쭐이야..

하기사 소주병도 인테리어 도구로 쓰는곳이 많으니

와인병은 훌륭하다고 말해도 되겠다.

입구에 들어서면서 부터

어떤것이 빈병이고 어떤것이 안먹은 병인지 구분이 안될정도로 와인병으로

길을 만들어 놓았다.

물론 먹지않은 와인은 와인창고에 고이 모셔져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우리가 가는 길에 꽃길이 아닌

와인병길을 만들어 우리를 반긴다.

인테리어가 약간 인도풍의 느낌도 나면서

은은한 조명에 연인들끼리오면

쉽게 마음을 열것같은 인테리어다..

조명에 더욱 예쁜 조화들도 와인병들사이에서 나름 자태를 뽑내고..

이미 들어설때부터 이런 인테리어에 반쯤 내 마음은

흐트러져 버린다. 벌써 취한듯 홀린듯 무의식으로

안내를 받아 자리를 찾아간다.

 

안주를 포함해서 한병에 저정도의 가격이다.

그냥 먹기좋다.

예전에는 정말 싼 와인도 있던데..

이날은 빠져있었다.

가격에 맞는 와인을 한병시킨다.

나도 이제는 와인을 마실줄 아는 사람이 된것이다.

 

앉아서 하늘을 보니 은은한 조명이 우리를 반기고

각 벽들 사이사이에 와인병들이

자기들의 이름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어보인다.

정말 와인의 종류가 너무 많다.

 

그럴듯한 폼으로 와인한잔을 따르고

그럴듯하게 맛을 음미한다.

티비에서 본 그런 몸짓으로 맛도 모르면서

마치 소믈리에처럼 맛을 음미하는척하면서

입에 와인을 적셔본다.

사실 그맛이 그맛이다..

오늘의 안주는 연어무침.

와인과 잘 어울리는 안주인지는 몰라도

쓴 와인맛을 연어가 잡아주는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 이야기를 두시간남짓..

술이 다할때까지 나누면서 와인한병을 깨끗이 비운다.

소주보다는 뭔가 멋있는 느낌이 든다.

스스로 그런 기분에 취한건지..와인의 기운에 취한건지..

한병을 다 비울때쯤이면 내 눈도 반쯤 풀려서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흐트러짐이 용서되는곳이라서 더 빨리 취하는가보다.

 

이래서 나는 이곳을 가끔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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