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의 구수한 맛에 빠지다-범일동남촌멸치쌈밥
언제 남해에 가서 멸치쌈밥을 먹어본 기억이 있다.
남해가면 꼭 먹어봐야할 음식이
멸치쌈밥이라는데..
내가 갔던 집은 유명한 집이 아니였던 탓일까?
두군데가서 먹었는데..
인심을 몰라도 맛은 그리 자랑할만한 수준이 못되서
살짝 후회한적이 있었다.
그때가 기억난 탓일까?
멸치쌈밥잘하는곳이 부산에도있다고 하길래 찾아나섯다.
범일동 kt건물 맞은편 구 국제호텔부근이다.
약간 구석이지만 근처 아무에게나 물어봐도 다 아는듯했다.
들어가 자리를 잡자마자 들고오는게..
이 숭늉이다.
괜히 마음이 따뜻해진다.
멸치쌈밥 전문점이니까..멸치쌈밥으로 시키고..
지극히 평범한 기본반찬이 나온다.
다만 하나 좋은점은
저 구석에 자리잡은 젓갈이다.
젓갈에 고추를 썰어넣어서 쌈싸먹을때
젓갈과 고추를 같이 넣어먹으면
살짝 젓갈이 베인 고추가 감칠맛을더한다.
그게 나는 좋다.
다른 밑반찬은 단지 거들뿐..
맛은 기억이 나지않는다.
쌈을 좋아하는 나는
다시마와 상추의 양이 적은게 아쉽다.
세번은 더 리필해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
2인분의 멸치찌게가 나왔다.
뚝배기 한가득이지만..
실지로 멸치는 정말 가득하다.
팔팔 끓는 소리가 입맛을 자극한다.
멸치가 한가득 들어간 찌게에서
끓어넘치는 소리는 내 식욕을 한껏 자극한다.
적당한 크기의 멸치들..
요놈들 한놈씩 조져 주리라.
전의가 확~~오른다.
다시마에 밥 얹고 멸치살을얹고 젓갈과 고추를 얹어서
또 싼다.
다시마의 씹는 식감과 입안 가득히 넘치는 멸치의
감칠맛..
금방 입속에서 사라져 버린다.
또 싼다.
이번에는 상추에
밥가득.멸치가득 젓갈대신 된장을 얹고.
또 입속으로 직행한다.
이렇게 말없이 우리는 수없이 반복한다.
도저히 밥한공기로는 저 많은 멸치를 다
물리칠수가 없다.
그리고 밥이 맛있서서 일까..공기그릇 눌러 담은 밥이지만
배가 차지 않는다.
결국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공기밥을 추가로 시킨다.
듬뿍듬뿍..먹을만큼 멸치를 얹고.
젓갈도 얹고..
다시마와 상추가 모라자서 주인장에게 더 달라고 하고..
내배가 산이 되어가는데..
나만 모른다..
결국 뚝배기의 멸치를 전멸 시키고 나서야...
나의 상황이 뭔가 잘못되었음을 알아차린다..
이미 내배는 한계점을 넘어있고..
숨을 쉬기조차 힘든데..
뭔가 승자의 기쁨을 만끽하는 기분으로
식당문을 나선다.
언제나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아닌가??
오늘도 나는 맛난 음식에 이긴듯 진 경기를 하고 돌아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