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그렇게 살아가는가보다
금요일 저녁
바람이 몹씨 차던 4월초의 금요일 저녁
그날도 여느날과 다름없이 코칭교육을 위해 수토피아로 달려갔다.
모임 마지막날이라고 해서 특별히 코치님들과 함께 먹을
먹꺼리까지 준비해서 늦지않게 달려갔다.
바람은 왜그리 차던지
엊그제까지는 반팔을 입을까 걱정하며 옷을 가볍게하고 있었는데..
수토피아에 다다르지 먼저온 몇 코치님들이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를 기다리는줄 알았는데..
문이 닫혀있단다.
보니 철창문이 닫혀있고 유리문도 닫혀있다.
철창문은 어찌해서 열었는데..유리문이 안열린다.
바람은 불고 문은 닫혀잇고
보안문이라 지문을 인식해야 열리는데
당연히 지문이 등록되어있지 않은 우리들은
고수경교수님에게 연락을 하고..
찬바람을 피해서 다른 실내로 자리를 옮겨 기다렸다.
고수경교수님이 오셨지만 유리문을 결국 열지못해서
인근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야했다.
10년을 다녀도 이런경험은 첨이라 무척당황스러웠다.
마침 여러사람이 앉을수 있는 자리가 있어 앉았지만
문제는 음식물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심선희코치님과 정영주코치님도
날이 날인지라 따로 먹거리를 사와서
음식이 커피숖에 한가득 차게됐다.
커피를 시키고 먹는것까지는 좋았는데..
직원분이 오다가다 눈치를 준다.
그 눈치를 나는 안다.
과연
그 음식물을 다 치울것인가?그냥 갈것인가?
식탁을 더렵힐것인가? 깨끗히 치우고 갈것인가?
그런 눈치들이 보인건 사실이었다.
무사히 코칭교육을 마치고 우리도 지성인이라
자리를 다치우고 했지만
음식쓰레기와 봉다리는 들고 나갈수가 없었다.
그리고 커피숖에 많은 돈을 주고 자리세(커피값)을 냈으니
놔두고 가도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컵을 놔두는 자리에 쓰레기가 한가득이다.
거기다 땅콩을 벗겨먹는다고 땅콩껍질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아직 먹지않은 땅콩을 고른다고 더 껍지를 흩어놓아버렸다.
직원이 그런 우리를 보고
쓰레기를 가져가라는듯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쓴웃음을 짓는다.
나오는 내 뒷통수가 따갑다.
아~~세상은 그렇고나.
내 의도와 상관없이 그들에게 피해를 주었구나.
영업장인데 많이 어지럽히고 나와서
그들이 해야할일 이상의 수고를 하겠구나.
그렇다고 내가 쓰레기를 들고 나온다면 어떻게 됐을까?
들고 나오기는 애매하고
놓고 나오기는 미안한 그런 상황같다.
뒷통수가 따가운건 그런 이유다.
내 편하자고 남에게 피해를 준 느낌..
내 의도와 전혀 상관없었지만 결과는 그렇게 나왔다.
그렇다고 아주 영업에 막대한 피해를 준것도 아니였서
그저 미안하다고 한마디하고 나온정도였지만
순간 많은 생각이 든건 사실이었다.
'다른 경우도 그렇지 않았을까?'
다른사람의 행동에 너무 나의 기준으로 그사람에게 따지고
흉보지는 않았을까?
그들도 그들의 사정이 있을 상황이 생겼을텐데..
내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문득
좀더 세상을 너그럽게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그 커피숖은 빚진듯한 마음에
더 팔아주는것으로 미안한 맘을 대신할것같다.
그들은 우리를 그냥 야속한 손님정도로 생각할수 있지만
나는 그들에게 약간의 빚진듯한 느낌이 들어서
커피를 사먹을 일이 있다면 거기서
사먹어야 빚진것을 갚는것같은 느낌이 들것같다.
그래서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는가보다.
남에게 피해도 주고..내가 피해도 입지만
또 그것으로 인해 다른 보상도 받고
설사 보상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내가 남에게 피해를 준것으로 내가 피해를 받은것이
약간의 위로가 되지 않을까?
아니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었더라도 좀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