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덕포동 황제해물탕 찜

인생홈런 2017. 9. 7. 10:27

 나는 부산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육고기도 좋지만 바다에서 나는 싱싱한 해산물과 생선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좋아한다.

이번 모임은 늘 해산물에 목말라 있던 나에게 단비와 같은 모임이라 며칠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익히 맛있다고 소문난 집이라 기대또한 커서 기다림이 제법 길게 느껴졌다.

마치 진짜 황제가 있는것같은 멋드러지 건물이 나를 반긴다.

건물에서 풍겨나오는 압도적인 느낌은 음식을 먹기전부터

기대를 더욱 증폭시키는듯하다.

 앞에 넓은 주차장이 있지만

뒷편에는 더 넓은 주차장이 준비되어있다고 하니..

정말 넓은 건물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실내역시 넓다.

한꺼번에 백명이상의 손님이 와도 가능할것같은 넓이를 자랑한다.

룸도 많이 있어서 소규모.중규모.대규모 모임어느것이든 다 가능할것같고

조용한 방에서 조근조근 얘기하기도 좋을듯하다.

좋은음식 먹으러 왔다면 좋은 대접받으면서 좋은 분위기로

모임을 할수 있을것같다.

랍스터는 홀 한끝에 저렇게 공개를 해놓고 직접 볼수 있도록 해놓았다.

가장 큰놈을 집어보았는데..

랍스터는 크기가 클수록 그 가격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고 한다.

저렇게 한마리 잡은 놈은 한마리만으로도 십만원이 넘는 아주 비싼놈이라고 한다.

'고놈..맛나게 생겼네..'

싱싱함이 더욱 식욕을 자극하는듯하다.

기본찬이 차려지고..

위를 진정시킬려고 우선 부추전이 나왔다.

고소했지만 이것에 눈을 둘 여유가 없다.

뒤에 나오는놈이 진짜임을 알기에..속을 비워두기로 한다.

버터에 구워진 새우병정들이 일렬로 정렬되어 나온다.

그 빛깔이 이미 버터에 발려 더욱 빛을 내고..음식을 모르는 나도 싱싱함과 버터향에 취해

새우병정들을 바로 무장해제 시켜버린다.

벌거벗겨진 새우의 아름다운 자태다.

부끄러운듯 고개를 숙인 새우가 더욱 나의 식욕을 자극한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황제 해물탕'님이 납시었다.

위풍당당 랍스터를 호위를 받으면서 위풍도 당당하게 우리앞에 놓여진다.

온갖 해산물의 호위에 정작 황제는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황제는 랍스터인지도 모르지만..

나는 황제의 정체를 좀있다가 보고 말았다.

 

아직도 살아있는 전복병정.

조개와 갖은 해산물의 사단병사들..

어느것 하나 소홀히 할수없는 해산물들로 한냄비가 넘칠정도다.

많은 해산물중에서도 너무나도 다른 한 생물체가 눈에들어온다.

어마무시한 해산물속에서 한 아리따운 아름다운 여성상을 가진 이 한 생물체..

궁금했다.

은이버섯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비싼 버섯이기도 하고해서 식당에 잘 올라오지 않는 버섯이 올라온다.

이런 예쁜 버섯도 있구나.

효능을 보니 항암에 좋고 식이섬유가 많아서 대장에 좋고..

또....다~~좋다..

식감도 쫄깃하니 씹는 재미가 있어서 해물탕의 화룡점정같은..

어쩌면 랍스터보다 더 눈에띄고 대우받는 듯한 느낌까지 받았다.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쓰는 주인장의 마음을 읽은듯하다.

이것은 황후해물탕이다.

황후는 전쟁터에 나가지 않으므로 랍스터같은 갑옷을 입은 병정의 호위가 필요없어서

랍스터병사는 빠져있다.

그래서 가격도 괜찮다.

랍스터병사가 황제를 호위하지만 황후해물탕은 그외는 다 들어가있다.

가격이 황제보다 저렴해서

손님이 많이 찾지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아빠보다 엄마를 많이 찾는것처럼...

황제 해물찜이다.

해물탕의 당당함과 위엄은 없어도

찜이 가지고 있는 맵고 달고 씹는맛은 해물탕보다 더 나은듯하다.

가족들이 와서 같이 먹기에 좋은

해물찜이다.

해물탕은 술안주로 좋다면 해물찜은 가족이 둘러앉아 회식하기에

좋은 음식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랍스터가 모든 해산물을 안고있는듯한 포즈..

꽤 비주얼 측면에서도 괜찮아보인다.

재료하나하나가 모두 싱싱해서 젖가락으로 들었을때

탱글탱글한 감이 바로 전해온다.

황제 해물탕,황후해물탕등 당당한 음식들이 많지만.

역시 그래도 젤 인기있는 음식은 해물찜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한국사람은 역시 맵싸하면서도 칼칼한것이

짱인가보다.

해물탕은 이렇게 식당 이모님이 일일이 발라주신다.

모든 해물병사들은 무장해제되고

랍스터병사는 잡혀서 다른 유배지로 가게된다.

거기서 버터와 다시 제휴를 하면서 재탄생해서

우리를 만나게 된다.

그외 재료들은 현장에서 먹기좋게 잘라져서 우리의 입속을 들어가게 된다.

해산물과 싱싱한 채소에서 나온 육수의 맛은

굿이 표현을 안해도 알것같다.

진한 육수와 해산물의 만남..

상상에 맡겨본다.

아``

이놈의 그 랍스터의 호위를 받으면서 꽁꽁 숨어있던 황제다.

황제가 통닭이라니..

해물탕안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많은 해산물과 채소의 호위를 받는면서 숨어있어서

뒤지고 뒤져야 숨은 황제를 만날수 있다.

이 황제도 결국 끌려가서 불맛을 보고 와야지 우리의

입속에 들어갈수가 있다.

단백하니 또 다른 맛을 선사한다.

해물탕안에 숨은 황제통닭찾기..

재미있는 조합이다.

랍스터에서 나온 살이다.

살있는듯하다.

갑옷을 벗었는데도 그 끝이 살아있는듯 날카롭게 느껴진다.

게살도 속이 꽉차있는게 보인다.

어느것하나 싱싱하고 허술한게 없어보인다.

 

알밥.

다른 많은 음식을 배불리 먹어도 한국인은 밥을 먹어야 식사가 끝이 나는법..

알밥이 안들어갈것같은데..

또 들어간다.

낙지 삼계탕..

안타깝게도 이놈은 오늘의 주인공이 아니였다.

하지만 한끼 식사로 이만한 보양식이 없다는데는 다른 이견이 없었다.

배고플때 다시 온다면 이놈이 당첨될것같다.

볶음밥이다.

갖은 육수가 들어가서 그런지 맛이 진하고 오묘하다.

같이 나온 동태탕과 함께 먹으니

씹기도 전에 목구멍으로 들어가버린다.

이 식당이 황제인 이유가 분명해졌다.

건물이 일단 궁전같고

황제가 먹음직한 푸짐한 식단에

싱싱하고 신선한 재료들로 음식을 만들다 보니

황제가 와서 먹어도 좋을만큼 괜찮아서가 아닐까?

 

오늘은 바로 내가 황제가 된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또 음식앞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나를 반성하면서

후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