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동맛집-호호불똥
십여년전부터 이집을 애용했던것같다.
그냥 수다떨고싶고 스트레스를 풀고싶을때
극강의 매운맛으로 스트레스를 풀곤했던 식당이다.
이름도 호호얼큰이에서 호호불똥으로 바뀌어서 새롭게 단장을 했다.
참 부지런히 찾아가던 식당인데 어느순간
멀어서 못가고 다른 맛집에 맛들여서 못가고 했던 곳인데..
우연히 인터넷검색을 하던중 이 식당을 발견하고
아~~이곳이 있었지..하고 반가운 마음에
급 벙개를 치고 이식당을 다시 찾아가 보았다.
식당 주인은 여전히 아는척 반가와했고
나는 옛 매운맛의 기억에 벌써 침샘이 입안가득히 고여갔다.
먼저 무와 야채셀러드가 나온다.
이 놈의 역할의 닭날개와 닭발이 나오면 그 진가를 발휘한다.
이집의 주메뉴는 닭날개와 닭발이다.
특히 날개는 가장 많이 찾는 메뉴다
닭발만 있는 식당과는 차별화가 되고 날개의 살코기가 더욱 구미를 당기는 곳이기도하다.
매운소스로 버무린 약간 구운듯한 날개의 비주얼이 벌써 입에 침이 고인다.
처음에는 그냥 멥구나한다.
그러나 한두개정도 먹을때 부터 입에서 불이 나기 시작한다.
입술이 탄다.
그래도 먹는걸 멈출수가 없다.
매운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매운맛을 그냥 즐기면서 먹겠지만
매운맛을 못먹는 사람이라면
머리를 쥐어짜고 입술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느끼면서
신경질까지 낸다.
이날은 뼈있는 닭발과 뼈없는 닭발을 같이 시켰다.
나는 뼈있는 닭발을 좋아한다.
골라먹는 재미도 있고 오독오독 씹는맛이 좋기때문이다.
같이 모인 사람중에 유독 매운맛을 못먹는 사람을 위해서
뼈없는 닭발을 같이 시켰다.
역시 맛이 많이 중화되어 있었다.
정말 매울때는 이 계란탕이 답이다.
입안이 매운맛에 어쩔줄 모를때 이 계란탕으로 입을 중화시키는것이다.
사실 계란탕도 뜨거워서 중화시킨다는 의미가 있나 싶지만
한숟가락,두숟가락 먹다보면
어느정도 입안을 진정시킬수있다.
이렇게 또 진정된 입을 술과 닭발.날개로 다시
괴롭히고..다시 계란탕으로 중화시키고..
이렇게 내몸을 괴롭힌다.
스트레스도 수다와함께 씻어내려가는듯하다.
닭발과 날개를 먹을때는 비닐장갑이 필수
맵다고 하면서도 몇번을 추가로 시켰는지 모르겠다.
매운걸 잘 못먹는 사람도
입을 중화시키면서 또 도전하고 술도묵고
물고묵고 하면서 계속 입에 밀어 넣는다.
어느정도 배가 찼을때쯤
늦게 참석한 사람이 있어 이번에는 영계구이로
매운입을 달래기로 했다.
이 영계구이를 처음먹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매운맛에 길들어버린 입은
그냥 구운 영계구이는 니맛도 내맛도 아니다.
배는 찻고 매운맛도 없고...
고소함으로 승부를 거는 영계구이는 이미 외면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매운걸 먹지 못한다는 친구도
억지로 먹은 덕분에 영계구이는 결국 다먹지 못하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고 친구중 한명이
집에 개를 준다는 명분으로 남은 영계구이를 담아가기로 했다.
무사히 모임을 마쳤다.
급 벙개모임에 다섯명의 친구들이 모여서
매운맛과 함께 즐거운 수다로 불금을 보냈다.
간만에 먹어보는 매운닭발과 날개는 옛날 힘들고 어렵던 때
우리의 애환을 달래주던 그때의 추억이 더 맛을 더한듯해서
좋았다.
맛보다 사람의 정에 즐거운 한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