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약속에 관해서...
내가 어렸을때는 연락수단이 거의없었다
70년대와 80년대초반까지는 우리집에는
전화기도 없었기 때문에
옆집에 전화를 빌려서 받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가?
약속을 하면 꼭 가야되는...
약속을 하는것조차 신중해서 하는 것이
일반화되어서 약속을 어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는 생각이 든다
학창시절
한때 짝사랑했던 교회여학생과 어린이대공원에 놀러가기로 약속을 했다
사실 그 여학생은 가정이 매우 어려워서 학업도 중도에 포기할정도였고
낮에는공장에 다니고 밤에는 학업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가기 싫다고 하는 거를 어렵게 약속을 잡고
나는 그날만을 기다렸다.
당일
12시에만나기고했는데..
이미 나는 11시에 가서 기다리고 있었다.
12시가 넘었는데도 오지 않는다.
2시로 알고 있나?? 2시에 만날까도 얘기한것같아서
2시까지 또 기다린다.
3시다..
아직 보이지않는 그 여학생을 보며
혹시 주변에 있는데 못본것을 아닐까.
몇번을 주변을 서성거리면서 그녀를 찾았다..
결국 5시까지 기다려서야
미리 사놓았던 입장권을 매표소에서 표를 사기위해
줄서 있는 다른 분에게 그냥 넘겨주고
무거운 발거음을 옮겨 집으로 향했다.
지금이야 핸드폰이 널리고 널려서
금방 오는지 안오는지 알수 있겠지만.
그때는 그게 다였다..
어쩌면 연락 수단이 많아진 지금은
약속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약속을 어기는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생각하는건아닐까?
아무생각없이 약속을 했다가
문자나 카톡..전화한통으로 약속을 변경하거나 취소하는 현상황을 보면서
그옛날 한번 약속을 하면 연락을 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
무조건 나오거나 다른 사람을 통해서 연락을 취하거나
많은 가족분의 눈치를 받으면서 전화를해서 겨우 약속을 취소하거나
바꾸는 시절이 참 그립고 정겹다는 생각을 문득 해본다.
사소한 약속이라도
그 약속을 하는 순간 그 약속은 나만의 시간이 아닌
다른사람의 시간까지 구속해버리는 효과가 있는만큼
보다 신중한 결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